겸손한 자세와 resilience

오늘은 개발이 아닌 다른 이야기에 대해 다룰 예정이다.
내 생각과 느낌을 누구라도 볼 수 있는 공간에 남기는 게 어색하지만, 조금씩 내 comfort zone에서 벗어나는 일탈(?)을 해볼까 싶다. 글을 적으면서 생각 정리도 할 겸, 나중에 같은 심란함을 느껴도 '그때도 이런 마음이었구나'하고 털어버리고,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해 끄적여 본다.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의심'과 '내가 틀릴 수도 있다는 겸손'의 차이를 만드는 게 뭘까.

 

대학 재학 시절 심리학 전공 수업 중, 한 학생이 교수님께 어떤 주제에 대해 여쭤봤었다.

교수라는 직업 특성상, 박학하게 해당 주제에 대한 설명을 해줄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당신께서는 해당 분야가 전문은 아니라 직접적인 대답은 하기 어려우나, 당신의 분야에서는 이런 의견이 있고, 어떠한 경로를 통해 해당 질문에 대한 답을 구해보라고 하셨다. 

 

어떤 사람들은 '교수가 그것도 모르나? 모르니까 떠넘기는 거 아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학 분야는 아직 심해처럼, 우리 뇌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알아가야 하는 영역이 더 많다고 한다.

그리고 병원에 갈 때에도 내과, 외과, 정형외과 등 여러 분야의 특수성이 있듯이, 학생이 했던 질문도 마찬가지였다고 판단하신 거 같다. 자신의 위치에서 전달할 수 있는 지식과 습득 경로에 대한 공유, 틀릴 수 있다는 겸손함, 그리고 모르는 것에 대한 인정이 몇 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는다.

 

오늘 글을 적게 된 것은 나는 내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계속 의심을 하고, 완벽히 내 것이 되지 않은 지식에 대한 자신이 없다는 고민 때문이다. 내가 추구하는 방향은 '알고 있는 것에 대한 겸손의 자세'인데 둘의 간격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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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열심히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는데, 며칠이 지난 후 해당 내용에 대한 기억이 까마득하다. 

뭔가 학습 방향이 잘못된 것이 아닐까? 까먹는 게 자연스러운 건가?  다른 사람들도 나랑 같은 고민을 할까?

해당 내용에 대해 몇 년이 지나도 자신 있게 술술 이야기하려면 어떤 과정으로 학습을 해야 할까?

그리고 '이 분야만큼은 내가 전문가다'라고 생각할 만큼 공부를 하면, 내가 틀릴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하는 게 자신감일까 오만함일까? 누군가에게 자신 있게 피드백을 줄 만큼, 상대의 생각 형성에 영향을 줄 만큼, 내가 알고 있는 게 맞다고 자신할 수 있을까?

 

예를 들면 글을 읽다가 '문법적으로 틀린 표현이다'라고 지적할 수도 있다.

사실은 내가 알고 있는 문법과는 다르기 때문에 어색한 것이거나, 내가 문법적으로 알고 있는 정도가 깊지 않아, 문법적으로 맞는 표현인데, '내가 알고 있는 것'이 판단의 기준이 되어 잘못된 피드백을 준 것일 수도 있다. 

 

글을 쓰다보니 어떤 정보에 대한 출처를 제공하면 해당 피드백에 신뢰도가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국어국립원에 의하면 해당 표현이 문법적으로 오류가 없다고 하면 해당 피드백 제공자가 틀리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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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출처로 가져온 곳의 정보가 얼마나 신뢰성이 높은 지에 대한 점검은 어떻게 하지?  그러면 근원적인 source에 접근해서 크로스체크를 해야하겠지? 그러다가 원래 의문을 지녔던 곳에서 source까지 오다보면 해당 내용에 대한 정리를 어떻게 하고, 그 방대한 내용을 어떻게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을까?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은 아무래도 좀 더 해봐야 할 거 같다. 

다른 분들과는 달리 단순히 글로 정리하는 것만으로는 기억을 잘하지 못하는 편인 거 같다.

입출력 장치 하나(읽고/쓰기)로는 부족한 거 같기 때문에, 말로 소리내어 해당 정보를 전달하는 방식을 연습해 볼까 싶다.

 

면접을 준비하고 있는 입장에서 아직 이 부분이 많이 부족한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을 잘하기 위해서 말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는 게 좀 어색한 거 같지만,

'자유롭게 어떤 주제에 대해서 설명해보세요'라고 하면 어쩔 줄 모르는 상황이라면 연습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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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으면 의기소침해진다.

다른 사람들은 잘은 모르지만, 나는 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지는 방향이 건강한 거라고 생각한다.

constructive 피드백이라고 해도 그 방향성을 제시한 것과는 별개로, 내가 너무나도 부족한 사람이라는 메타인지(?)때문에 

부끄럽기도 하고 이전의 내 방식들에 대한 회의감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면 솔직함을 빙자한 자포자기라고 생각한다. 이 부정적인 감정 에너지는 자연 소멸되지 않는다. 에너지의 방향을 좋은 쪽으로 쓰고자 한다.

 

Resilience, 회복탄력성 이라는 말을 참 좋아한다.

부정적인 에너지라도 부족함을 채우는 방향으로 변환해서 단단해지고자 한다.

정리했던 글들에 대한 고민을 더하고, 해당 내용을 말로 하는 연습을 해서 '내 거'로 만드는 과정을 밟다 보면

언젠가는 자신있게 아는 것을 말하면서도 겸손하게 부족함을 인정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